이래경 검증 절차 문제 대두
이상민 “이재명 체제의 결함”
전권 위임 무산 가능성도 有
전문가 “李, 비명 수용한 척”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 혁신위원장이었던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천안함 자폭설’ 등 과거 발언 논란으로 정치권 곳곳에서 맹폭을 받으며 사퇴했다. 이 이사장이 사임했지만, 앞서 그의 취임으로 격화한 당 내홍은 식지 않는 분위기다. 당내에 이재명 대표 사퇴론도 다시 나오면서 이 이사장 선임이 도리어 이 대표에게 악수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 직을 스스로 사양하고자 한다”며 “역사 앞에 기도하는 심정으로 저로 인해 야기된 이번 상황을 매듭짓고자 한다. 간절히 소망하건대 이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민주당이 새로운 정치로 나아갈 길을 인도할 적임자를 찾길 바란다”고 했다.
이 이사장의 사퇴에 관해 이 대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기념식 후 이 이사장의 사퇴 관련 입장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현충원을 나섰다.
앞서 정치권에선 여야를 불문하고 이 이사장의 내정된 데에 비판이 쇄도한 바 있다. 이때 이 이사장의 과거 발언 문제뿐만 아니라 인사 검증 면에서도 구체적인 과정이 불투명했다는 지적도 대거 나왔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이사장 신임 과정에서 그의 불법‧비리 문제 유무를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당의 혁신, 쇄신 적임자가 누구냐만 봤지, 혁신기구의 장을 모시면서 사상 검증을 하거나 과거 행적을 낱낱이 밝히는 등 먼지털이식으로 검증하지는 않았다”며 “특별히 불법과 비리가 있는 정도를 검증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고 밝혔다.
혁신위원장 검증 문제를 두고 당내에선 이 대표에 대한 사퇴론이 다시 언급되고 있다. 이 사안은 대표 체제의 문제점을 보여준 예시라는 이유에서다.
이상민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에 뉴스쇼’에 출연해 “위원장 인선에 공론화 작업도 없고 검증도 제대로 안 된 상태는 이 대표 체제의 본질적인 결함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대표는 하루라도 빨리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신임 혁신위원장의 사퇴로 인해 당내 새 혁신기구 구성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모습이다. 이에 따라 내홍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검증 절차 외에도 이 이사장의 친명(친 이재명 대표)계 인사라는 논란이 제기됐다는 점과 이에 따라 혁신위원장에 대한 전권 위임 방침 신뢰성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치권에선 이 이사장이 ‘이 대표 지키기 서명 운동’에 참여하는 등 이 대표에게 우호적인 행보를 보인 점을 들며 그가 친명계 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 논란에 대해 지도부와 이 이사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이사장의 친명계 논란에 대해 비명(비 이재명 대표)계 입장에선 지도부에 대한 경계심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주당은 혁신위원장에 당 상황을 잘 알고 총선 이권 개입과 무관한, 중립적인 입장에 선 외부 인사를 배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정 계파에 속하는 인물을 혁신위원장에 배치할 시 이는 사실상 해당 방침을 위반하는 셈인 것이다. 실제로 이 이사장 내정 당시 당내에선 이 이사장의 친명 논란을 언급하며 편향된 인물을 배치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혁신위원장에 대한 중립 인사 내정 방침이 신뢰성에 손상을 입게 되면 혁신위원장에 전권을 위임한다는 당 지도부의 결정도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훈 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혁신위원회가 실제로 전권을 위임받을 수 있으면 서로 (위원장을) 하겠다고 했을 것”이라며 “이 대표는 비명계에서 자신을 향한 사퇴 압박과 함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거론하고 있기 때문에 (비명계의) 전권 위임 요구를 수용한 모양새만 보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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