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울산 동구 지역구에서 본격 유세전에 나선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권명호 국민의힘, 이장우 노동당 후보(왼쪽부터)
4.10 총선 울산 동구 지역구에서 본격 유세전에 나선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권명호 국민의힘, 이장우 노동당 후보(왼쪽부터)
 

'노동자 도시' 울산 동구에선 '1여 2야' 구도가 형성됐다. 수성에 나선 보수 현역과 탈환을 노리는 진보 도전자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울산 6개 선거구 판세 분석 중 유일하게 동구를 확실한 '우세'로 분류하며 울산 내 정권 심판 바람의 시발점이 되길 기대하는 눈치지만, 진보 진영이 분열되면서 승패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 김태선 후보는 노동당 이장후 후보에 줄곧 단일화를 제안해왔지만 난항을 겪고 있고, 국민의힘 현역 권명호 후보는 야권 분열을 발판 삼아 동구 토박이 '풀뿌리 정치인'임을 강조하며 민심잡기에 나섰다.

조선업 도시 동구는 1987년 민주화운동 당시 노동자대투쟁의 진원지로 노조의 영향력이 강력한 지역구다.

매번 선거에서 '노동자 표심'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고, 노동자들의 활발한 정치 참여로 진보정치 1번지로 꼽히기도 한다. 진보 계열에서 구청장들을 다수 배출했고, 현재도 김종훈 구청장이 진보 구청장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회의원 선거에선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동구 토박이들을 위주로 한 보수세력도 만만치 않은데다 '현대의 도시'라는 별명답게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이 5선을 했고, 측근인 안효대 전 의원이 자리를 물려받아 재선까지 했다.

2016년에 민중당 김종훈 의원이 당선되면서 첫 진보정당 국회의원이 탄생했으나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김태선 후보와 민중당 김종훈 후보로 진보진영이 분열되면서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이 의석을 탈환했다.

이번 선거처럼 '보수 결집, 진보 분열'로 진행된 당시 총선 결과는 권명호 의원이 38.36%의 득표율로 김종훈(33.88%)·김태선(24.53%) 후보에 승리했다.

당시 권 의원의 득표율은 253개 지역구 당선자를 통틀어 최저 득표율이었으며, 2위 김종훈 의원과의 득표율 차는 4.48%p이고, 표심을 산술적으로 계산하긴 어렵지만 진보 계열 두 후보의 득표를 감안했을 때 50% 이상이 진보 표심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에서도 동구의 최대 화두는 '단일화'이지만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김태선 후보는 선거 막판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지만, 노동당 이 후보는 "민주당은 제대로 된 윤석열 정권 심판의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기조로 선거 완주 의지가 강하며, 최근 녹색정의당과 선거연대를 선언하며 세 확장에 나섰다.

민주당에서 내세운 김태선 후보는 40대 젊은 기수로 민주당 중앙당 당직자, 국회정책연구위원,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행정관 등 다양한 경력을 갖췄다. 김 후보는 "민주당과 저는 동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 앞에 촌각을 다투는 골든타임을 절대로 놓치지 않고, 지금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동구민의 삶을 내일의 기대로 채워 드리겠다"며 "인구문제 해결과 조선산업 성장, 안정된 노동환경의 토대 위에 관광 동구의 미래를 그려내겠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현역인 권명호 의원은 구의원과 시의원, 동구청장까지 거친 지역 전문가이자 동구를 떠난 적 없는 토박이 정치인이다. 권 의원은 "구·시의원, 구청장,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동구 주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동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라며 "동구를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조선업이 흔들림 없고, 위기를 겪지 않도록 하면서,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일각에선 보수 텃밭인 울산의 특성상 '정권 심판' 바람이 강하게 불 경우 역풍이 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로 인해 오히려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백주희 기자 qorwngml0131@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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