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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우상 칼럼 = 농촌 살리기는 농산물 산업 육성해야

 

 

칼럼

 

 

             농촌 살리기는 농산물 산업 육성해야

 

 

                                                       권우상

                                         사주추명학자. 역사소설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이 있다. 내가 어릴 때 많이 들었던 단어다. 그런데 지금은 이 단어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면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인간이 생존하는 데 의식주는 기본이다. 그런데 옷을 입거나 집은 조금 허름해도 생존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음식은 허름하게 먹으면 목숨은 이어 갈지는 모르지만 건강을 지킬 수가 없다. 건강이 위협 받으면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그렇게 되면 자칫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매일 시장에 나가보면 과일이나 야채 등 먹거리와 관련된 코너에는 고객들이 북적거리지만 가전제품이나 의류.가방코너에는 그다지 소비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매일 먹어야 하는 식품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이런 먹거리는 대부분 농촌에서 공급된다. 또한 단백질 등을 공급해 주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제품도 농가에서 공급된다. 글로벌시대에서는 자급자족이란 말은 100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옛날 이야기다. 지금은 전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이 되었고 교통수단이 급격히 발달되어 오늘 한국에 있는 상품이 내일은 미국이나 영국의 시장에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정부는 나름대로 농산물 산업 육성책에 대한 방안을 내 놓으면서 농업을 살릴려고 고민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언론 보도를 통해 들려오는 소식은 환희(歡喜)를 느낄 수준은 못된다. 각박한 도시의 삶에 염증을 느긴 젊은이가 귀농을 해서 크게 성공했다는 소식보다는 슬픈 소식만 들려 올 뿐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몇 명의 젊은이가 귀농에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농촌 전체가 눈부시게 성장하고 바빠진 농민의 일손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시장으로 팔려 나가서 그 소득이 우리 농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도시에서는 사과 값이 폭등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농민들은 생산비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이렇게 된 이유는 복잡한 다층화(多層化) 된 유통구조에 있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런 유통구조를 단층화(單層化) 하여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소득이 보장 되도록 노력해 보았는지 궁금하다. 물론 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생각도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면 하지 않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지금과 같은 복잡하고 다층화된 유통구조를 개선하지 않고는 농민들이 아무리 빰흘러 농산물을 생산해도 농민의 삶은 풍요로울 수가 없다. 따라서 정부는 다층화된 농산물 유통구조를 단층화로 조속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현재 농산물 유통은 다품목·소량 생산구조로 다수의 중·소규모 APC(아페쎄. 온라인스토어 558개소)에서 수집 후 도매시장을 거쳐 분산되는 5~7단계의 복잡한 경로로 이뤄져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동안 정부는 산지 규모화 유통 계열화 등 유통구조 개선을 꾸준히 추진해 왔지만 유통비용은 오히려 소폭‧지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언론의 보도다.

 

그런데 2027년까지 추진한다는 정부의 농산물 유통 개선책을 보면 기간도 멀지만

우려스러운 부분도 보인다. 지금 농촌의 대부분의 생산자 조직은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종합단체나 품목별로 나뉜 작목반 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스마트 APC (아페쎄. 온라인스토어) 지원을 통한 산지유통디지털화, 도매유통디지털화, 공급급식디지털화 등은 노인화(老人化) 속도가 빠른 농촌에서 성공할지 의문이다. 현재 국내의 농축수산물은 온라인에서 거래가 그다지 활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이미지와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의 만족도가 낮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특히 민간이 주축이 되어야 한다는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정부의 지원이 일방적으로 밀어 부친다면 부작용도 있겠지만 기존의 도매시장과의 중복으로 인한 문제점은 자칫 농민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소지도 있을 것 같다. 따라서 모든 산업이 그렇듯이 자유시장 원칙안에서 자연스럽게 바뀌고 제도가 뒤따라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경북도의 경우 농식품 제조.가공 회사는 산지에서 직접 공급 받아 유통비용을 줄이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

 

흔히 농업이라고 하면 덴마크를 연상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농업이 발달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밀, 감자, 돈육, 낙농제품 등이 대표적인 농산물이다.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의 발달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GDP에 대비하면 크지는 않지만 수출에서 농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2022년 기준 11%) 따라서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도 수산물과 함께 농산물 산업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어떤 정책이나 개혁을 할려면 국민의 피부에 와 닿도록 화끈하게 해야 한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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