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차승진
사진 차승진

소리없이 흐르는 전파

- 차 승 진 -

2023년 6월 1일 
여성 앵커의 하늘색 음성이
전파를 타고 흘러 나옵니다
여러분!
기뻐해야 되는지요,
만세를 불러야 하는지요,
드뎌, 해방입니다
태극기는 바람에 펄럭이겠지요,
오, 얼마만인지요,
출입門을 활짝여세요
깃발처럼 흔들리는
이건, 순전한 팩트입니다
영원한 건 없지않나요,
입하의 여름날이 시작됩니다 
지긋지긋한 마스크를 벗어
던져도 되겠지요?
반쯤 가려진, 진실의 가면이 열리겠지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 말이 딱, 어울리는 날입니다
이제 맘껏 웃으셔도 될까요,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어떤 표정 지으실까요,
그래 고생했다
오래 참아야 그게 사랑이라고 
말씀 하실까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잊었느냐고,
앵커의 멘트가 전파를 타고
흘러 갑니다
아,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훈장처럼 걸려있는 음식점 메뉴가
달라졌다는, 겁니다
짜장면 7,000원
냉면 15,000원
아, 삼겹살 20,000원
곳에 따라 비 소식이 전해옵니다

오늘은,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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