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차승진
사진 차승진

모란이 모란으로

- 차 승 진 -
 

서늘한 냉탕에 발을 담글 때
몸이 몸에게 하는 말
겁내지 마!

그냥 나만 믿고 따라오면 돼
그래 그렇게 용기를 내
두려워 마!

내가 여기에 있잖아
바깥은 뜨거운 여름날이라고
몸에게 말을 걸어봐
그래 잘하고 있어

거짓말이 화들짝 달아나고 있는 것처럼
온몸이 서늘한 물을 감싸고 있잖아
잔인한 달에도 라일락이 피는 것처럼
두려움에 미리 움츠리는 건, 너의 생각이야

냉탕에서 서서히 몸이 풀리는 평온함처럼
모란이 모란으로 다시 태어나는,
지금은 따뜻한 봄날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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